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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이 만나는 그곳

장마를 기다리는 소소한 행복 본문

글과 그림/산문

장마를 기다리는 소소한 행복

대전은하수 2025. 6. 18. 20:16

뉴스의 일기예보엔 낼부터 전국이 장마에 들어가고 늦은 오후부터 비가 내릴 거래..

모래부터는 엄청난 비가 올 거라고 겁을 확 주더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난 내일만 하면 되지 하고 있는데,

뭐야 이거

요 며칠 전부터 사무실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뭔지 모르지만

대규모 공사를 하면서 어찌나

소음을 내는지 정말 짜증이 너무 나는 거야

이 참에 핑계로 일찍 퇴근을 해버린 거지 ㅎㅎㅎ

왜냐면 집에 아무도 없거든,

큰딸이 해외로 취업을 나가는 날이 얼마 안 남아 경기도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와 공원묘원에 잠들어 계신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거든.

애 엄마와 같이 올라갔으니 집이 비었잖아,

이게 뭔 일이래.. 이렇게 텅 빈 집에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니

꿈에 그리던 순간이란 말이지

핑곗거리도 생겼겠다

얼른 퇴근하고 집 앞에서 막걸리 한통을 사들고 들어왔지

와~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해방감이야?

대단한 안주는 없지만 냉장고 뒤져 이것저것 간단히 챙겨

술병을 들고 내 자리에 앉아

노트북에 집중하는 이 순간,

와 ~ 나이 들어 이런 날, 이런 순간,

이 시간이 정말 나에게는 힐링이 되는 시간이란 말이지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크게 틀 수가 있고 말이지

그동안 집에서 음악 들으면 시끄럽다고

여기저기서 난리라 음악 듣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어

사실 내가 클래식을 듣는데, 클래식 음악이란 게 말이야,

조용히 들을 수가 없어

그 섬세함의 연주가 아주 작은 소리부터 강한 소리까지 음폭이 넓어서 말이야

어찌 되었든 이참에 내가 평소 좋아하는 음악도

크게 들어보니 ㅎㅎ 얼마나 좋아?

아내의 간섭 없이 술도 한잔 하고, 보고픈 거 보면서..

이게 사람 사는 거 아니겠어?

와 나이 60 중반에 이런 고민과 행복을 느낀다니 좋아, 아주 좋아~~

 

그리고 말이야

곧 장마철에 들어가잖아?

내가 비 오는 날만 되면 꼭 찾아 헤매는 것이 있어,

비 오는 날엔, 뭔가 찾게 돼.
뭐냐면 말이야... 비 오는 장면들.
내가 취하고 싶은 장면들.
사진에 남기고 싶은, 아주 소소한 순간들 말이야.

버스 창문에 맺힌 물방울,
횡단보도에 고인 물 위로 스치듯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
우산 끝에서 또르르 흘러내리는 빗물,
길가 나뭇잎 위에 매달린 마지막 물방울 하나.

그냥 그런 것들.
누가 보면 별거 아니지만
나는 그런 장면을 보면 마음이 잠깐 멈춰.
그 순간이, 이상하게 나를 위로하거든.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의미고 행복이지.

아 그리고 마지막,

요즘 프로야구 한화가 1위야!

와 이게 얼마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