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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민 감성 에세이
오늘 연휴의 두 번째 날 오후, 음악을 듣는다. 이것저것... 장르를 넘나들다 영화음악이 손에 잡혔다. 그중에 '시네마 천국'의 잔잔한 선율이 흐른다. 워낙에 유명한 영화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함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의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다.문득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이야기할 때 아름다운 향수나 세대를 초월한 감동적인 우정을 말한다. 하지만 내가 선율 끝에서 떠올린 것은 그 따스한 명장면들이 아니라, 수십 년이라는 세월이 만들어낸 '망각의 냉정함'이었다. 성인이 되어 로마에서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 토토. 그는 수십 년 동안 고향 잔칼도를 단 한 번도 찾지 않았고, 자신을 그토록 아꼈던 알프레도에게 전화 한 통 먼저 걸지 않았다. 영화는 그가 어..
클래식 음악의 마니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즐겨 듣는 편이다.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내가 아는 곡이면 괜히 반갑다. 제목이 순간 떠오르지 않아도 익숙한 선율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러다 "어, 이거 제목이 뭐지?" 하며 휴대전화 앱으로 곡명과 작곡가를 찾아보기도 한다.오늘 아침 출근길은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나는 평소 클래식 작곡가 가운데 차이코프스키가 정서적으로 나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해 왔다. 그의 음악에는 서정과 비애,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적인 온기가 함께 담겨 있다.나의 정서와 딱딱 맞어 떨어지고 쉽게 감정이입이 된다.차 안에 흐르던 음악이 금세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임을 알아차렸다. 너무나 유명한 곡이고 오랜동안 들어왔던 익숙한 곡이기 때문이다.흔히 세계 3대 바이올린..
어두운 부엌,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밤. 흔들리는 촛불 하나에 의지해 머리를 책에 묻던 때가 있었다. 예로부터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말이 있었다. 여름밤 반딧불이를 모아 주머니에 담고, 겨울에는 창가에 쌓인 눈빛에 기대어 글자를 익혔다는 이야기. 이런 옛날 이야기는 한때 청춘들에게 아득한 신화처럼, 유일한 이정표처럼 전해졌다. 그때의 세상은 단순하지만 분명했다. 가난과 궁핍으로 뒤덮인 좁고 거친 개천. 그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수만 있으면, 결국에는 하늘로 올라 ‘용’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언론마다 자주 등장하는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는 모두의 부러움과 희망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학생들이 그 길을 꿈꿨다. 좋은 대학의 문, 고시에 합격하는 관문은 개천 끝에 놓인 ‘용문’이었다. 그 관문을 통과..
연휴가 끝난 화요일 새벽의 고속도로는 비교적 한산했다. 언제나처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잠을 쫓았다. 음악을 따라가다 문득 '소풍'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가을의 정취가 더해지는 차창 밖 풍경이 밝아오면서 국민학교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기도 했다. 봄에는 체육대회, 가을엔 소풍. 소풍하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미군 장교가 구한말 조선에서 보낸 시간을 소풍에 비유했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의 인생에 조선에서의 나날은 하나의 피크닉처럼 느껴졌던 모양이다. 이런 이야기를 담아낸 작가의 상상력에 감동했었다. 나에게 소풍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어머니의 김밥, 장기자랑, 그리고 오락시간의 수건돌리기와 보물찾기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마음은 늘 등 뒤에 가 ..
[1절]아, 가을이여또 나를 찾아주니 반갑네그 시절 그때의 가을은 아닐지라도산들바람 타고 온 가을, 변함없는 그리움이어라[2절]파란 하늘은 변함이 없건만흘러가는 구름은 계절 따라 달라졌네이마의 주름은 세월 따라 깊어가도가슴 속 기억은 언제나 그날의 가을이어라[후렴 / 절정]지나온 날들이 아득해질수록나를 다스리는 깊은 가을빛아, 다시 찾아온 어여쁜 가을이여내 삶의 언덕에 고요히 머물러다오 https://suno.com/s/2BUWwBbM6mrcQRTO
핵심 장치: 고우는 자신이 이순신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다만 모든 메시지 끝에 서명이 붙는다. 국민은 그 이름을 보고 스스로 상상하기 시작한다.프롤로그. 노량파도 소리가 먼저 왔다.어둠 속에서 쓰러지는 사내가 마지막 숨을 모아 말했다."싸움이 급하다.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마라."그 말은 사백 년을 건너 어느 밤의 서울에 닿았다.1부. 푸른 파동새벽 세 시, 양자연구소.고우는 국방 암호체계를 점검하다 손을 멈췄다. 조선 수군 기록을 디지털화한 데이터 속에, 풀리지 않는 파동 하나가 숨어 있었다. 난중일기의 날짜와 날씨, 병력 수 사이사이에 겹쳐 있는 신호였다.해독이 끝나는 순간 모니터가 푸르게 번지면서 환한 빛이 고우를 감싸고 돌았다. 그 빛에 정신을 잠시 잃었고 이내 깨어났지만 어딘가 몸의 기운이..
꼬리꼬리한 향기거리 여기저기에서가을의 정서가 묻어난다2억 7천만 년을 살아남은지구의 전설공룡의 시대를 건너와가을마다 황금을 피운다그 꼬리한 냄새가나는 좋다그 냄새는 생명의 힘밟혀 깨져도 향은 퍼진다노란 옷으로 갈아입기 전태초의 생명, 그 끈질긴 힘을꼬리한 냄새로거리에 풀어놓는 예고편
추석연휴 마지막날작은 딸도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끝나가는 연휴의 아쉬움에 음악을 들으며 달래고있었다.이것저것 듣고 보고 하다가 우연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자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교향시를 듣게 되었다도입부분의 강력한 청각의 울림이 인상적이었지만 나는 제목에 주목했다.니체의 철학서적인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너무 유명해서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지도 않았고 '신은 죽었다'라는 말은 알지만 전체적 내용은 거의 모른다. 그래서 살펴보게되었고 겉핧기 식이지만 책이 주는 철학적사고가 무었인지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그런데 그 책 속에 철학적 내용을 3가지로 분석한다면 첫째 '신은 죽었다'사회가 정해준 도덕, 남들의 시선에 기대는 기준을 버리고 자신의 가치관과 답을 스스로 만들어가라라는 ..
4일간의 추석 연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오늘은 추석 당일이지만, 어제 부모님을 뵙고 장인어른도 찾아뵈었으며 공원묘지에 계신 장모님께도 인사를 드리고 왔기에 오늘은 하루 종일 음악을 듣고 이런저런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어제 장모님이 계신 평화묘원을 찾았을 때, 줄지어 누워 있는 영혼들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천수를 다하고 편안히 눈을 감은 분도 있을 것이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청춘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분도 있을 것이다. 그 많은 묘비들 가운데 이유 없는 묘비는 하나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그곳을 찾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른다.오늘은 컴퓨터 앞에 앉아 그들의 영혼을 생각하며 레퀴엠을 찾아 들었다.진혼곡이라고도 불리는 레퀴엠은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고 평안을 기원하는 가톨릭 미사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