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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에서 동지까지, 나의 계절 감정 기록 본문

일상/수필

하지에서 동지까지, 나의 계절 감정 기록

대전은하수 2025. 6. 22. 19:55

와~ 어제가 하지였네, 24 절기 중 하나지? 하지가,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 갑자기 생각났어.

6월 21일이 되면

씩~하고 내 얼굴에 미소가 흐르거든,

왜냐고?

하지가 지나면 해가 짧아지고 밤이 조금씩 길어지잖아.

별을 찾아보는 시간도 길어지고.

 

햇살이 가장 길게 머무는 날, 6월 21일.

아직 무더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지만

괜찮아, 그까짓 거, 참고 버티면 되지..
아니면 조금 즐겨 버리지 뭐.
가을이 다가오고,

겨울이 기다리고 있으니 생각만으로 즐겁잖아.

 

여름을 이기는 방법은
그림처럼 그늘에 앉아 여름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도 있지만,
뽀송한 가을의 정취를 마음에 그리며
무더위를 슬기롭게 지나 보는 것도 있어.
나는 매년 여름을 그렇게 견뎌.

 

여름은 사람들이 화려하고,
가을은 자연이 화려하지.
가을의 색은 단풍만이 아니라,
기다림과 그리움의 빛이기도 해.

가을빛의 화려함은

나의 시선을 강탈하거든.

 

그렇게 가을의 복판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늦가을의 정취에 물들고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의 춤 솜씨에 넋 놓다가
어느덧 겨울의 가운데에 서 있더라고,

 

가장 사랑하고 나의 정서와 맞는

겨울의 분위기에 서서히 젖어들다 보면 말이야,
떡하니 동짓날을 맞게 돼,

아~ 나에겐 슬픈 날이야.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밤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지,
겨울을 사랑하면서 말이야.

 

그런 나에게
동짓날은 가장 슬픈 날이야.
'아, 내일부터는 밤이 짧아지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무언가를 잃는 기분이 들거든.

 

어둠이 물러나고 빛이 다시 길어지는 이 시기에
나는 반대로, 고요하고 긴 밤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그날 밤,
나는 가장 길었던 어둠과
조용히 인사를 하지.
속삭이듯 말해,

"다시 돌아올 계절을
조용히 기다릴게."

 

모든 계절이 바뀌어 갈 때는

좋아하는 계절과 상관없이

뭔가 잊은듯하고 아쉬움은 항상 남아 있어.

 

하지만 괜찮아,

지나간 계절은 언제고

다시 나를 찾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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